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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록34

20220316_사랑니를 뽑았다 하나 남은 사랑니를 뽑았다. 실력이 좋은 의사선생님이셔서 그런가 잔 붓기 없이 깨끗하게 잘 뽑혔다. 뽑혀나온 생니를 봤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저런게 내 입에 들어있었다고? 싶을 만큼 뿌리 부분도 생각보다 길고, 같이 뜯겨나온 잇몸살도 징그러웠다. 하긴, 익숙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거울이나 사진을 통하지 않고서야, 내 두 눈으로 직접 이빨을 볼 수 있는 때는 그게 뽑혔을 때 뿐인걸. 입안에 있을 때는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다가, 뽑혀 나왔을때야 비로소 그 존재를 실감하는 현실이 참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오빠를 잃고나서야 오빠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내게 오빠라는 존재가 얼마나 컸는지 깨달았던 지금의 상황과 겹쳐보여 씁쓸하기도 했고. 나이를 먹는 것이 슬픈 것도, 그리고 그 나이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2022. 3. 16.
20220315_무기력하다 너무 무기력하다. 기운이 없는 와중에 날이 서있어서 소리나 빛이 너무 따끔거린다. 생리 6일 전이라서 예민한 것도 있고, 우울도 겹친 것 같다. 잠들기가 어렵다. 일이 힘든 것도 아닌데 그냥 쉬고싶다. 누워있고 싶다. 씻기가 귀찮다. 먹기도 귀찮다. 아침에 눈을 뜨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게 힘들다. 너무 춥다. 의사 선생님이랑 상담해서 약을 바꿔달라고 해야겠다. 2022. 3. 15.
20220314_유족만 가능 고양시 자살 유족 자조모임에서 가입 거절 당한게 꽤 충격적이었나보다. 오로지 '유족'만 참여 자격이 있다나. 힘든 것도 유족 다음이다 이 소린가. 난 이렇게 죽고싶다는 생각을 할 만큼 괴로운데 자살 예방이 센터 설립 목적 아닌가. 고인과의 주관적 친밀도가 자살 충동을 일으키는 복합 비애의 가장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유족만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만든거지. 기획 배경에 이론적 근거는 없었던건가. 아니면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반영이 안될만큼 개선이 느린 집단인건가. 정신과 기록이나 상담일지라도 떼가면 껴주려나. 외롭다.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됐지. 내가 왜 나랑 비슷한 사람을 찾아다니고 거절당하는 인생이 된거지. 그 날 이전의 기억을 떠올리려고 하면 괴롭다. 나는 필름을 가위로.. 2022. 3. 14.
20220310_2_고립 최근 친구들을 만났다. 일상 속에서 각자 작은 변화들을 맞이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원래 이렇게 소소한 거였지, 하면서 깨닫는 한편 무엇 하나도 와닿는 게 없었다. 웃긴 이야기를 들으면 웃기도 하고, 위로를 해주면 대답하고, 친구들의 고민을 듣기도 하고. 전이랑 똑같은데, 뭔가... 이 모든 게 나와는 상관이 없는 것 같이 부질없게 느껴졌다. 친구들은 소주를 마셨다. 나는 맥주를 먹다가 나중에는 아무것도 마시지 않았다. 친구들이 취해가는 게 보였다. 취한 친구 둘이서 작은 실랑이를 하기도 했다. 나는 조금씩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술을 안 마시면서 술자리에 있는 건 힘들구나, 당분간 술을 마시지 않을 생각이니 술자리는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친구들끼리 이번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남자친구가 이해가지 않는.. 2022. 3. 10.
20220310_1_대통령 선거일 어제 대통령 선거일이라 회사를 쉬었다. 오후 12시까지 늦잠을 자고, 2시쯤에 가족들과 집을 나서 집 앞 초등학교에서 투표를 한 뒤, 오말리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파스타를 먹어서 그런가 기억 하는 것보다 새롭고 맛있었다. 식사를 하고 나서 바로 성석동에 있는 피콕 그린이라는 카페에 가려고 했는데, 언니가 생리중이라 생리가 샐까 계속 불안해해서 집에다 내려주고 동생, 엄마와 야당에 있는 더벤티에 가서 테이크 아웃했다. 아인슈페너를 주문했는데... 맛이 없었다. 최근 커피머신에 관심이 생겼는데, 새 제품을 사기에는 금액적으로 부담이 되기도 하고 해서 중고 제품중에 나와있는게 있나 살펴볼 겸, 동네에 있는 반품마트에 갔다. 운좋게 내가 찾던 저가 커피머신을 발견했는데 상태가 B급인데 10만원으로 책정.. 2022. 3. 10.
20220308_치과, 번개탄 어제 아침약을 안먹고 회사에 갔더니 다른 때보다 불안 증세가 심해졌나보다. 어제 쓴 글을 보니 완전 환장 대파티... 근데 진짜 힘들었다 어제는... 오늘 아침은 잊어버리지 않고 약을 챙겨 먹었다! 약발이 돌아서 그런가 기분이 안정적이다못해 조금 졸렸다... 어제 퇴근하고 치과 가는 길에 갑자기 설움과 괴로움이 복받쳐서 차 안에서 엄마한테 엄청 짜증부리면서 엉엉 울면서 갔다. 치과에 도착하고나서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아 접수 직원분이랑 눈도 맞추지 않고 그냥 털썩 앉아있다가 진료를 받았다. 기다리는 내내 우울하다, 내 인생은 왜 이럴까 뭐 이런 생각밖에 안했던 것 같다. 검진이 끝나고 스케일링을 받았는데 진짜 오지게 아팠다... 잇몸을 뿌리쪽까지 꼬챙이로 쑤시는 것 같았다. 5년 만에 받은거라 치석이 많이.. 2022. 3. 8.
20220307_뭐가 뭔지 모르겠다 어제 잠들기 전에 오빠 보고싶어서 한참 울었다. 오빠네 집에서 같이 껴안고 잠들었던 날이 생각나서 오빠가 눕는 자리에 이불을 말아 넣고, 예전에 자던 자세 그대로 팔 올리고 다리 사이에 끼듯이 옆으로 누웠는데 말랑하고 폭신한 느낌이 뭔가 허전해서... 오빠 어깨, 따뜻한 팔, 딱딱한 다리, 고른 숨소리 같은 걸 떠올렸는데 이제는 없는 것이란 사실이 갑자기 와닿으면서 사무치게 외로웠다. 며칠동안 안울어서 괜찮은가 보네 했더니... 역시 잠들기 전은 위험하다. 눈이 부은 채로 출근하긴 싫어서 비벼서 닦아내지 않고 그냥 베고 누운 팔의 소매에 흘러보냈다. 확실히 힘껏 울고나면 좀 나아진다. 오빠는 후회하고 있을까. 편해져서 행복할까. 카톡 보면 살아있는 것 같아. 우리가 싸우기라도 했다면. 오빠가 힘들다고, .. 2022. 3. 7.
20220303_꿈 오늘은 오빠가 꿈에 나왔다. 내가 엄청 열심히 편지를 써서 오빠한테 줬는데(정확히 말하면 볼 수 있게 남겼는데) 읽지도 않은 꿈. 엄청 속상했어. 편지가 무슨 내용이었는지 모르겠는데, 뭔가 헤어진 사이에 붙잡는 내용이었던 것 같아. 보고싶다~ 난 아직도 너 생각한다~ 이런 거. 되게 매정하더라 꿈에서도. 뭐 편지 봉투도 안뜯었던데? 아직 부정 단계라서 꿈에서는 자꾸 오빠가 살아있는 것처럼 나오는데 슬슬 오빠가 나랑 헤어진 컨셉인 거 보면 조금씩 업데이트는 되는 모양인데... 이제 죽은 사람으로 나오면 어쩌지 무섭기도 하고 어차피 바뀌는 것도 없는데 그냥 내 무의식도 빨리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 하긴, 현실에서도 오락가락 하는데 꿈이라고 다르겠냐만... 요즘 약간 정신이 붕 떠있어... 2022. 3. 3.
20220302_3월이다 3월이다. 오빠. 오빠한테 편지 쓰기 싫어. 월요일에는 대체 내가 뭘 잘못했나, 대체 남들 쉽게 하는 연애 왜 이렇게 나만 힘든가 하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서 울었어. 진짜 너무해. 꼭 그랬어야만 했어? 해준게 없어 미안하다가 끝이야? 내가 오빠 편인건 맞아? 정말 너무해 2022. 3. 2.
20220302_남자친구가 자살한 것에 대하여 기억이 파편처럼 흩어져 있다. 1. 남자친구가 자살한 것에 대하여 - "오빠 죽었어?" - " OO가 갔어요..." - 장례식(연락돌리기 / 입관 / 발인 / 유품 정리 / 49제) 휴대폰 비밀번호 풀기 / 연락좀 돌려주세요... / 모르는 사람들 입관 못보겠어요 다 타버렸다 그걸 다 버리고 오셨네요... / 연기 냄새만 가득한 패딩 어색한 제사 - 그의 가족 나를 포함하여 그 누구도 어머니보다 힘들 순 없다 - 나의 가족 나는 너가 걱정이다 2. 나의 인간관계에 대하여 - 친구 연락을 주는 친구들과 그렇지 않은 친구들.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들 붕 떠버린 것 같은 느낌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 지인 난 말해야 하는 걸까, 어디까지 말해야 하는걸까 - 부모님 - 자매 언니의 정신병 타인에게 의지하.. 2022.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