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오빠 제사를 다녀오고나서 몸이 아팠다.
원래도 제사를 다녀오면 기분이 착 가라앉았었는데 이번엔 가라앉다 못해 바닥을 파고 들어간 모양이다.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옷만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다. 가만히 누워있으니 심장이 점점 빨리 뛰면서 왼쪽 가슴에 쥐어짜는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팔다리는 몸살기가 있을 때처럼 저리고 발이 너무 시려웠다. 해야할 일이 떠오르는데 도저히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어서 그냥 누워있다 까무룩 잠들었다.
우울한 감정이 넘실대는걸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꾹 눌러버렸더니 몸에서 탈이 난 것 같다.
오빠가 지난 여름에 아무 이유없이 허리가 아프다, 목이 결린다 했던게 생각나 가슴이 아팠다.
살을 파먹는 감정은 한데 엉켜서 몸과 마음을 짓누른다. 그래서 시간을 들여 한올씩 떼어내서 관찰하고, 이름을 붙여 분리해두어야한다.
글을 쓰자. 그림을 그리자. 시간을 들여 도닥이자.
몸보다 마음이 아픈게 더 무섭다는 걸 실감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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