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읽었다.
나쁜 녀석...
힘들면 말해주지. 오빠가 장황하게 편지 써놓은거 보면서 정말 제정신 아니었구나 이 사람. 하는 생각 들었어.
너무 너무 지친게 보였고, 이 마음 참느라 참 죽을 맛이었겠다 싶어.
아쉽기도 해. 나한테도 짐을 좀 져주지, 나 오빠 짐 져 줄만큼 강한데.
아니 내가 약하더라도 우리 둘이 같이있었으면 이겨낼 수 있었을 것 같아. 우리한테는 서로가 있으니까.
오빠가 남한테 폐 끼치기 싫어하는거, 가오 상하는거 싫어하는거 아는데
오빠, 약하다고 다 죽으라는 법은 없잖아.
어쨌든 이미 일은 일어났고, 오빠는 없는 세상이니 아쉬워 한들 뭐하겠어.
나도 이 세상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면서... 그냥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게. 잘 버티면서.
친구들이 나더러 잘 하고있다고, 대견하다고 해주더라.
오빠 내가 이렇게 강한 사람이야.
요즘 거울보면서 맨날 이 생각해.
이렇게 귀엽고 착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ㅋㅋㅋㅋㅋㅋ
웃긴데, 그러면 진짜 기분이 좀 나아져ㅋㅋㅋ
에휴. 모르겠다.
오늘 다섯시 반에 정신병원 예약 잡아놨는데, 생각해보니까 오늘 네 시에 일 끝나는 날 ㅠㅠ
이따 예약 시간 당길 수 있는지 여쭤보고 안된다고 하면 뭐.. 버텨야지. 카페를 가든, 회사에서 일을 하든.
우리는 저마다의 속도로 슬픔을 통과한다 읽어야지.
그럼 안녕. 생각나면 또 편지 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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